처음 티스토리를 접하고 html css 이런 거 지금도 모르지만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 때, 티스토리를 시작하면서 파이어폭스니, 오페라 브라우저니 하는 것들을 알게 됐다. 지금이야 크롬 브라우저가 대세지만 당시엔 익스플로러 말고도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뿐이었는데, 처음 파이어폭스를 깔고 본 내 블로그는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주 가관이었을 것이다. 제대로 보이는 게 뭐 하나는 있었을까.

암튼 그러다가 다른 블로그에서 광고 관련하여 자잘한 상처(?)를 받고 티스토리 블로그들은 다들 광고와 조회수에 목매고 있구나 편항적으로 결론을 지어버렸다. 그니까, 뭐라고 해야 할까. 난 정말 그 글이 좋고, 도움을 받아서 고맙다고 댓글을 다는데 그걸 '내 블로그의 홍보'로 대했다고 해야 하나. 암튼, 그때는 정말 기분이 더러웠어서 검색차단의 메타태그 noindex nofollow는 기본으로 넣었고 그래도 들어오는 검색봇들엔 고객센터에 문의해서 도메인 검색 차단을 요청했었다.

돌이켜보면, 지금은 낯선 단어- 어쩌면 죽은 단어 '블로고스피어'로 불렸던 블로그 생태계의 끝물과 메타블로그의 몰락의 시작에서 나는 블로그를 시작했던 것이다. 그때가 한창 (애드센스가 아닌) 협찬 및 광고로 점철된 블로그들이 밀고 들어올 때였고 같은 시기라는 이유로 함께 묶여버린 거고. 암튼 그 이후로 블로그는 자의 반 타의 반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망망대해로 밀려갔고..

그 와중에도, 당시엔 무지함을 방패 삼아 저작권 무시와 함께 블로그에 별짓을 다했었다. 그중에서도 아직도 기억나는 게, 우연히 방문한 블로그의 배경 이미지가 너무 예뼈서 멋대로 내 블로그 배경으로 써놓고 통보하듯이 그 블로그에 알렸던 것.

아...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대놓고 욕먹어도 할 말 없는 상황에 그 블로거 분은 이후에도 가끔 블로그에 들려주기도 하셨었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성자 그 자체셨고... 정말 고마우신 분이다. 아직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때 정말 미안했어요. 😭

2013년경 혹은 2015년경의 free as the wind 블로그

당시에 캡처한 게 있을까 해서 뒤져보니 있네.. 😅 저 배경 이미지가 위에서 말한 그 배경 이미지이다. 보니까 또 부끄러워진다. ..암튼, 저때까지만 해도 블로그 스킨 수정을 무슨 게임하듯이 재밌어했더랬다. 저 캡처만 봐도 음원도 jwplayer로 따서 올리고 댓글창에 bbcode라고, 이모티콘도 넣을 수 있게 한 거봐라..

그렇지만 그 외 트랙백도, 댓글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트랙백을 무슨 '허락'을 받고 걸라는 글들에 미쳤나 싶었고, 난 '교류'를 원하는데 나를 무슨 팬처럼 대하는 공주/왕자병 말기 환자도 있었고, 점점 관심사가 달라져 멀어진 경우도 있었고, 하루아침에 블로그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었고. 나 역시도 1년에 두세 번 꼴로 블로그 주소 자체를 바꿔버리기도 했으니까. 그때는 티스토리 블로그의 주소 변경이 가능했을 때.. 그럴 때도 있었다.

그러면서 블로그는 더욱더 갈라파고스화 되어갔고 나 역시 사느라 바빴다면 바빴다는 이유로 블로그를 등한시하게 됐고- 그래도 1년에 한 번, 2년에 한 번이라도 접속했던 건 오롯이 내 만족 때문에 연결했던 2차 도메인 freewind.kr 때문이었다. 매년 호스팅kr에서 보내는 도메인 연장 메일을 볼 때마다 블로그의 존재를 자각했었지.

그러다 2019년에 다시 블로그에 들어와 다시는 스킨 수정을 하지 않겠다며 유료 스킨도 구입하고 새롭게 시작했지만, 역시나 자잘한 수정은 멈추지 않았고, 더불어 또 중간에 내팽개친 시기도 있었는데-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그래도 지금은 뭐라도 끄적이려고 한다는 것. 비로소 "기록"의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예전 글들을 보면 어쨌든 잡소리 투성이어도 나만은 알아볼 수 있는 그 당시의 감정이 들어 있었다. << 이 부분이 내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는데 나만은 알 수 있는, 즉 당시 삶의 굴곡들에 휘어졌어도 부러지지는 않았던 나를 너무나도 잘 알겠고, 그렇게 현재의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되면서 스스로 '괜찮다'라고 다잡을 때, 그 '괜찮다'는 말이 허공에 흩어지는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닌 눈으로 보이는 과거의 실체가 있으니 진심으로 현재의 나 자신을 위로하고 응원하는데 힘이 실리더라.

그때도 지금도 별 거 없는 끄적임에 내 감정을 싣는다. 대놓고 말을 못 하겠다. 물론 그때보다 나아졌다는 건 알겠지만 참.. 성격도 별나지. 힘들다고 말하면 기대고 싶어 버틸 수 없을까 봐, 행복하다고 하면 별똥별처럼 어느새 사라져 버릴까 봐 말 못 하겠는 건 성격이라고 이해하겠는데 블로그에도 솔직하게 끄적이지 못한다는 건 좀.. 이건 좀 그래. 편할 수가 없어. 앞으로는 분발하도록 하자. 하지만 안될 거야, 아마..

지금은, 블로그에 대한 고민이라기엔 좀 자잘한데, 블로그 스킨을 수정을 하면서 과정을 끄적인 글들에 참고 링크들이 깨진 게 눈에 띄더라. 몇 개는 다른 링크들로 대체/수정했는데 대체가 안 되는 것들은 (예를 들면 이미지가 없는 글의 글목록에 썸네일 넣기) 어떻게 수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내버려 두는 건 싫은데..

앞으로도 이 블로그는 딱히 변함이 없을 것이다. 지금이야 티스토리 챌린지를 한다고 매일 끄적이고는 있지만 그걸 유지한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그 이상 끄적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또 상황에 따라 등한시할 때도 있겠지..? 일단은 장담하지 말자. 지금처럼 흘러가는 대로 두자.

만약 티스토리가 없어지면, 블로그는 그 자리에 바로 묻어버리고 애인과 커플 인스타(!!)를 시작할 수도 있다는 것만 말해두자. 😆😆😆 농담이다. 애인한테 하자고 하면 기절할 수도 있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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