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그러고 보니 사진이라도 하나 찍어놓을 걸 그랬나.. 아까 낮에 거실에서 애인과 나란히 서서 눈구경할 때 살짝 생각하긴 했는데 점심 먹자고 하면서 어리바리 시기를 놓치고 까맣게 잊었다. 어쨌든 2023년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는 거. 🎄
이후엔 올해 안에 끝내야 할 교육이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더는 미룰 수 없어 음소거로 해놓고 재생버튼을 눌러가며 책 읽다가 졸다가 웹서핑 하다가- 어쨌든 끝내긴 했다. 이것만 5, 6시간 걸린 거 같네. 미리미리 해놓으면 좋았겠지만 나를 키운 건 8할이 게으름인 것을 어찌하리오.
여기저기서 나눠주던 벽걸이 달력이 아예 씨가 말랐다. 동네 은행에서도 더 이상 달력을 배포하지 않겠다며.. 슬픈 일이다. 책을 읽을 때 뭘 읽는지 보이고 싶지 않는 것도 그렇고 손에 땀에 차는 게 영 불편해서 벽걸이 달력을 한 장 찢어서 책을 싸서 읽고 다 읽으면 버리곤 했는데 이것도 다 추억이 되겠네.
한번 쓰고 버릴 종이를 굳이 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렇게 겸사겸사 합성피혁 가죽 북커버를 만 원에 구매했는데 생각보다 재질이 두꺼운 건 거슬렸지만 주문한 국판 사이즈로 민음사 세문집이 빡빡하게나마 끼워져서 다행이었고 썩 마음에 든다. 쓰다 보면 늘어나겠지? 사진이라도 올리고 싶은데 침대에 누워있으니 좀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