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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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우측 어금니가 부러진 상황이긴 했다. 몇 달 된 것 같은데 기억도 안 나네. 그때 바로 치과를 갔었어야 했는데 바쁘기도 했고 무섭기도 하고 또 아무렇지도 않았기에 불편한 것도 없어서 솔직히 잊고 살았던 것도 사실. 그런데 저번주 금요일 저녁부터 극심한 치통이 시작되는데 아랫니가 아픈 건지 윗니가 아픈 건지 구분도 안 갈 정도에 두통까지 지끈지끈 눈물도 질질 나더라.
날 밝자마자 치과에 예약 문의를 했지만 내년 2월까지 진료가 차 있다고..?!! 과잉진료 없다고 전국에 소문이라도 난 건가 무슨 내년 2월.. 하지만 타 치과의 과잉진료가 무서웠던 나는 일단 2월에 예약을 잡고 고민을 시작하... 기는 개뿔. 이 고통과 함께 2월은커녕 당장 주말도 함께 보낼 수는 없겠더라. 고통에 차오르는 눈물에 가려 대충 검색해 보고 가까운 곳에 연락을 하고 바로 갔다.
의사가 이리저리 보더니 사랑니를 빼긴 해야 하는데 지금은 염증이 심하니 좀 가라앉히고 빼자더라. 사랑니..? 아.. 사랑니. 그렇다. 그 부러진 어금니는 사랑니였다. 곧게 나서 잊고 살았는데 아.. 그랬구나. 과잉진료고 뭐고 그냥 빼면 되는 거였네.
암튼 그렇게 날짜를 잡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란다. 예..? 크리스마스 이브는 좀.. 지금 뺄 수는 없는 거냐 하니 정 원하시면 빼기는 빼겠지만 정~말 아플 것이다- 라는 말에 넙죽 알겠다고 순응했고, 약을 먹는데도 이틀 정도는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그 이후로는 확연히 통증이 가라앉더라. 그것만으로도 정말 살 것 같았는데 점점 반비례하는 쫄보의 마음이란.
그렇게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 오전에 완전 쫄보 나부랭이로 치과를 방문한 것이 무색하게도 정말 손쉽게 뽑았다. 어찌나 깔끔하게 뽑았는지 의사, 간호사 분도 후련해하고 나는 얼떨떨해서 이게 끝..? 10초? 15초 걸렸나? 암튼 마취 때문에 혀, 턱 등은 얼얼한데 주의사항을 듣고 (마취 풀리면 정말 아플 것이다, 영 걱정되면 약을 미리 먹어라, 약을 먹어도 아프면 타이레놀을 먹어라, 술담배 및 빨대 사용 금지, 침 뱉지 마라 등등등) 다시금 걱정이 태산처럼 몰려와 담배도 살살 피우면서 노심초사 했건만.. 😅
2025년 내 운들은 아무래도 여기에 다 몰린 듯하다. 오늘 먹어야 할 약에서 진통제를 빼고 항생제 등만 먹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더라. 와우! 감사합니다. 😂😂😂 먹을 때 다른 쪽으로 씹어야 하는 거 빼고는 전혀 불편한 것도 없고 31일에 실밥 제거 할 때 잘 제거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아흑. 착하게 살게요. 실밥 뽑을 때까지 금주는 덤이라 나는 좀 아쉬웠지만 애인이 내심 좋아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제정신으로 보내는 연말도 있어야지. 🤭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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