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에 살벌하게 쏟아졌던 올해의 첫눈. 매일 주행하는 퇴근길인데도 낯설어서 이 길이 맞나.. 괜히 낯설어 두리번거리며 앞 차만 따라가다가 2차선이 분명한데 그 한가운데로 주행하는 모습에 식겁해서 2차로에서 최대한 오른쪽으로 붙어오는 상황도 있었고 신호 대기에 걸려서 맨 앞에 서 있는데 내리는 눈에 눈앞의 차선이 없어지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그저 무사 도착을 기원하며 기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출발할 때는 상황 봐서 그래도 첫눈인데 사진은 하나 찍어야겠다 싶었지만 됐고요, 도착하고 나니 성호경이 절로 그어지고 온몸에 힘이 다 빠지더이다.
일단 씻고 나서는 아무리 그래도 첫눈인데 사진 하나는 찍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커튼을 젖혔건만 이미 그쳐버렸?! 장난하냐고. 난 목숨 걸고 왔는데 그새 멈춰버렸..??? 잊지 않겠다. 25년의 첫눈.
하지만 덕분에 시원하게 캔맥주도 마셨고- 애인은 못 마셨고.. 🤭 피부과 시술 이후라 본의 아니게 금주 중이시라며. 이런 것도 인생 아니겠습니까. 맥주 한 모금에 하루의 노고가 언제 머물렀냐는 듯 휘이휘이 물러갑디다, 그려. 애인에게는 다른 날 맥주 한 모금의 가호가 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