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한 애인은 퇴근하면서 약국 앞을 지나가다 샀다 하고, 나는 집 근처- 저번 주와 다른 약국에서 구입했다. 포장지는 이제 통일되는 건가?
남한테 옮는 것도 싫고 남에게 옮기는 것도 싫은데 여름에도 마스크를 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한여름에 마스크는 정말 자신이 없는데..
오늘따라 유독 이사를 오고 가는 집들이 많길래 손 없는 날인가 했더니 아니다. 그럼 뭐냐 대체. 어디 가냐 다들.
집 근처 비빔밥을 맛있게 한다고 광고하는 가게에 갔는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참.. 내가 다 속상하다. 말해주고 싶다, 비빔밥이 제일 맛없다고. 당신네 가게는 국수 종류를 잘한다고.
잔치국수를 먹은 애인은 지금 낮잠을 자고 있고 칼국수는 먹은 나는 거실에서 조용히 TV를 틀어놓고 이러고 있다. 애인은 낮잠을 자도 밤에 잘만 자지만 나는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못 자서 지금 자면 안 된다. 밤을 새우게 되면 차라리 낫지 어중간하게 새벽 네다섯 시에 졸리는데 답도 없더라.
배도 부르고 햇살도 졸리운 이런 때는 책도, TV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벽걸이는 아니지만 TV가 마치 벽에 걸어놓은 액자인 양- 예전에 봤던 영화는 그림인 것처럼 틀어놓는 거지, 뭐.
별 의미 없이 끄적이는 글은 다 좋은데 언제나 제목이 고민스럽다.
해가 정말 예쁘게 지고 있다. 일어나는 거 봐서 회에 소주 한 잔 하자고 꼬실까- 근데 언제 일어날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