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멸의 칼날' 더빙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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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보는 영화나 드라마에 우리나라 더빙이 있다면 원어로 보고 더빙으로 한 번 더 볼 정도로 더빙을 좋아한다. 이번에 '귀멸의 칼날' 더빙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라프텔 구독도 시작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칼의 더빙은 그저 실망스럽기만 하다.
더빙이 아쉽다는 것에 성우 탓은 하나도 없다. 이건 오롯이 연출자와 번역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여기서 절대 죽지 않아, 우리들은!!" << 이게 원작도 이 순서, 애니메이션도 이 순서라 하더라도 우리말 맛을 살린다면 "우리들은 여기서, 절대 죽지 않아!!" << 쉼표의 위치는 달라지겠지만 어순은 이렇게 바꿔야 되는 게 맞는 거다. "우리들은!!"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어순이고 뭐고 "우리들은!!"에 방점이 가야겠지만 그런 연출 상황도 아니었어. 포장도 안 돼.
정말 이렇게 어순도 그렇게 단어 쓰임도 거슬리는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위에 저 대사도 참으면서 보다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에 기억에 남는 거고.. 솔직히 인간적으로 더빙을 하면 우리말 '맛'은 살려야 할 거 아니냐? 그냥 직역할 거면 번역이라고 왜 하는 거야? 저러고 돈은 받겠지? 좋겠다야.
말 나온 김에, 야.. 탄지로 등등이 '주'들에게 '~씨' (예를 들어 '기유 씨') 이것도 들을 때마다 정말 한심한 게, 저 번역하는 분과 연출하는 분이 호칭에 대한 고민을 한 시간이라도 해봤을까- 난 이게 너무 궁금하다. 솔직히 '선생'이라 하긴 뭐 하다고 쳐, '형(혹은, 형님)'도 좀 그래. '님'은 더 좀 그래. 그럼 그냥 '선배'라고 갔어야지 않아?
기유 상, 렌고쿠 상이 원어라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에 맞는 호칭이 없으니까 어쨌든 경력도 능력도 위인 '주'니까 그냥 '선배'라고 가면 누가 잡아먹나? 속된 말로 '원작충'들이 잡아 죽이겠다고 쫓아온답니까?? '센빠이'가 아닌데 왜 '선배'야!!! 니 xx들이 뭔데!!! 막 이래?
...
내가 더빙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막'으로 애매했던 부분이 '번역'을 통해 '더빙'으로 분명해지는 경험들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런 식이면 어디 부끄러워서 '더빙'을 좋아한다고 말도 못 해요..
..라고 어쩌고저쩌고 끄적이긴 했다만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공영방송에서도 버려진 더빙,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고. 그렇다고 언제는 뭐 의미가 있어서 끄적였나. 에휴.. 날도 더운데 됐고, 그냥 내주기나 해줘요. 서럽다 진짜. 😥
- 썸네일 출처 : kerismaker - Fla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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