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하고도 3일
- Last Updated
- 일상들/basis
11월 스토브리그로 인해 많은 걸 잃었는데..
일단 기억나는 건 일주일간 진행되었던 미라지의 할인기간을 놓쳐서 마계도시 <신주쿠> 블루레이를 구매하지 못했고, 웨이브 프리미엄 연간권을 십일절 기간에 구매하는 걸 놓쳐서 정가에 연간권을 구매하게 생겼다.
웨이브는 특히나 양쪽 집안 어르신들이 보시는 것이라 해지할 수도 없고, 무조건 프리미엄이어야 한다. ..나의 불찰이지만 그냥 스토브리그 탓을 하고 싶구나. 한 푼이 아쉬울 때 이게 무슨 방만한 경우인가. 스토브리그 때 계약을 내가 했냐고. 너무 과몰입했다. 쯧.
최근에 짬짬이 GL 장르의 태국 드라마를 두어 개 봤는데..
시작한 계기는 퀴어 영화 뭐 나온 거 없나 검색하다가 태국에 드라마들이 많다길래 보다 보니 배우가 커플로 드라마를 찍고서 그 커플이 무슨 아이돌처럼 팬미팅도 하면서 서로 막.. 뭐라고 해야 하지, 유사연애(?) 행동도 하고 TV예능에까지 출연해서도 그러는 게 신기해서 저게 도대체 무슨 문화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일단 그 배우 둘이 나온 드라마부터 보자 싶었던 것뿐인데. 하..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정말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2배속으로 드라마를 본 적이 없는데 중간에 때려치우려다가 도대체 저 드라마들에 무슨 매력이 있어 좋아하는 건지 궁금해서 2배속으로 끝까지 봤지만 역시나. 대본이 빈약하니까 집중이 안되고 집중이 안되니까 역할들에 몰입도 안되고 몰입이 안되니 키스를 해도 음? 갑자기? 왜? 이게 계속 도돌이표였다는 게 😂
태국 드라마의 문제라기보다는 GL이라는 장르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대본에 신경 좀 써줬으면.. 배우들도 훤칠하고 이쁘시더구먼 좀 아깝다(?)는 생각도 살짝 했다.
드라마 하나를 찍으면 둘이서 주야장천 행사를 돌고 또 둘이서 드라마를 찍는 문화는 아직도 이해가 가진 않는데 사실 또 볼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아 그냥 그런 문화가 있는 특정 국가의 특정 드라마 장르를 짧게 체험했다 정도로 마무리한다. 며칠 검색했다고 그 배우들만 나오는 내 알고리즘도 곧 정리될 것이다.
+) 의외로 태국어에는 금방 적응을 해서 재미있는 타 장르의 드라마가 있다면 시청할 용의가 있다. 문득 생각나는 게 아무래도 '옹박' 때문일 수도 있겠네. 아 그래서..
귀로 듣는 드라마 '용의 눈물'
여말선초의 최고존엄 드라마라 꼽히는 그 옛날 드라마 맞다. 100부작이 훨씬 넘어가는 대하 드라마인데 화면까지 너무 어두우니 보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 시청 포기 직전까지 갔지만 예전에 중드 '신삼국'을 볼 때 눈이 피곤할 때마다 듣는 것만 가능해도 좋을 텐데 했던 마음이 생각나서 귀가 심심할 때마다 라디오처럼 듣기 시작했고 역시나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정말 재미있다. 주위에 추천도 해봤는데 호응하는 이 하나 없는 게 마냥 아쉬울 따름. 역사가 스포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요 근래 나의 작은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