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개봉한 지 좀 지난지라 언론 기사와 자주 가는 사이트 등에서 스포 아닌 스포를 당했지만 나름은 피한다고 계속 피해 다니면서 이제야 보게 된 영화.

늦었지만 극장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만약 놓치고 집에서 봤으면 (2부 시작점에서) 최소 한 번은 멈췄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 여기서 다시 시작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뭐라고 해야 되나.. 시작하고 중간까지 왔는데 감독에게 멱살 잡혀 처음으로 다시 끌려가는 느낌- 그렇다고 지루한 건 절대 아니었다, 현재 시간을 확인하고 싶긴 했지만.

1부에서 해준이 서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대놓고 했고, 서래도 들었고, 나도 들었는데 2부 끝자락에 해준이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했냐 반문할 때 관객석의 난 순간 당황스러워 그게 사랑이 아니면 뭔데..?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는데 서래가 중국어로, "날 사랑한다고 말한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 아아.. 이건 정말이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당시 해준이 못 알아듣는 것까지 완벽했다.

스며드는 슬픔이 있는 것처럼 스며드는 사랑도 있는 법. 아.. 역시, 한 번 더 보고 싶다.

해준을 향해 '품위 있다'라고 말하는 서래와 서래를 향해 '꼿꼿하다'라고 말하는 해준을 보면서 이건 다른 배우들이 대체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는 걸 내 맘대로 느꼈는데, 마치 역할의 입을 빌려 배우에게 직접 말하는 작가를 보는 것 같았다. 탕웨이에게 거절당하면 그냥 엎을 것이었다는 건 기사들로 알고 있었고, 아마 박해일도 그 수준으로 역할과 매치시키면서 인물을 만들지 않았을까.

그렇게 나오는 길에 근처 서점에서 계획에도 없는 '헤어질 결심' 각본집도 구입했다.
영화 전반에 깔리는 거슬리지 않는 음악들도 좋았고 엔딩 크레딧의 듀엣곡 '안개'도 좋았는데, 사운드트랙도 나오...나?

4.5
참.. 불쌍한 여자네.

+ 정말 오랜만의 극장 관람. 애인 두고 혼자 관람하는 게 생각보다 많이 미안하더라. 조만간 같이 가는 걸로.

++ 늦었지만 박찬욱 감독의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