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안되니 끝까지 감상하는 것 자체가 곤혹스러웠다. '히치콕'이라는 이름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껐을 것인데 그러지 못한 것은 일종의 권위에의 복종일까. 지금까지 봤던 히치콕 영화 중에 최하위에 안착. 남은 건 그레고리 펙의 빛나는✨ 외모뿐. 1.0 + 다른 ott들도 같은 자막인지 모르겠지만 선택권이 있다면 왓챠에서 보지 말 것.
유명한 영화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보지 못하다가 재개봉/블루레이 출시 소식에 보게 됐는데 이야, 역시. 주인공의 살인 여정에 단 한순간도 예상경로로 간 적이 없다. 마지막까지 공중에서 무슨 악다구니를 쓰며 떠 있는 것 같았던 뼛조각까지 신들린 각본, 신들린 연출. 하지만 장르적 특성과 잔인한 설정들에 호불호가 꽤나 갈릴 영화다. 사실 블루레이까지 구입할 생각은 안 했는데 정성일 평론가의 코멘터리가 수록된다니 어찌 안 사고 배기겠나. 4.5
왓챠에서 '명탐정 필립'으로 감상했다. 로렌 바콜이 나오는 장면마다 눈을 뗄 수가 없더라, 목소리에, 마스크에, 캐릭터도 훌륭하고. 하지만 시대의 비극일까. 중반 이후부터 마무리까지 갑자기 탐정에 기대는 전형적인 여리여리한 여주로 변모하더니 탐정과의 키스로 극이 마무리되었다. 아쉬웠지만 감안하는 수밖에. 다행히 험프리 보가트의 필립 말로 캐릭터는 흔들림 없이 끝까지 유지되었다. 그것으로 위안받으며, 2.5
로렌 바콜의 출연작들을 찾아보다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중에 제일 유명하기도 해서 감상했다. 그런데 되려 잉그리드 버그만에게 반하고야 말았다. 정말 별 장면도 아니었고 포와로가 승객들을 한 명씩 취조하는 장면이었는데 천상 연기자더라고. 그 짧은 순간에 사랑에 빠질 뻔했다며. + 지금까지 동명 소설의 영화/드라마들을 꽤 봤는데 결말에서 어느 영화는 포와로가 괴로워하고, 어느 영화에선 훈계를 하며 어느 영화에선 후련해하는데 어느 결론이던 마음에 썩 들지 않더라. 그래도 그 결말 때문에 꾸준히 리메이크 되고 꾸준히 보게 되는 게 아닌가 싶네. 잘 봤습니다.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