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유명한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산만함이 극에 달하길래 이 영화가 도대체 왜..? 이 영화가 그렇게 흥행을 했고 그렇게 상을 휩쓸었다고..? 내가 모르는 시대의 유행이라는 게 있는 건가?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의문스러움과 흥미로움은 반비례하게 됐고 그렇게 두 시간 남짓한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었는데 오 신이시여. 제가 무엇을 보았나이까. 이런 산만함에서 느껴지는 뭉클함이라니요.
깨진 유리창을 치우는 웨이먼드를 안아주는 에블린, 찰나의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겠다는 에블린, 뭐라 말했냐고 묻는 에블린에게 눈물이 그렁해서 그냥 대화했다고 답하는 웨이먼드, 친절한 웨이먼드, 돌(rock)이 된 조이와 에블린 등등등. 소시지 손(hand)까지 그렇게 사랑스러워 보일 줄이야.
수많은 실패 속에 내가 있는 것도 좋았고- 이건 뭐 그냥 다중우주 속에서 풀어내는 관계와 이야기들의 어우러짐에 모자람도 넘쳐흐름도 없더라. 그냥.. 보면서도, 보고 난 후에도 외롭지 않아서 좋았다. << 무슨 말인지 나도 모르겠네. 하지만 어쩔. 이게 내 솔직한 마음이었다며. 4.0
제발.. 다정함을 보여줘. 특히나 뭐가 뭔지 혼란스러울 땐.
사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다른 대사지만 비상계엄 이후 어디로 향하는지 가늠도 되지 않는 대한민국에 제일 필요한 말 같아서.. 제발, 좀.